영화 리뷰

[브로커]버려진 아기에 대한 관심, 나 혼자 사는 대한민국에서 한 생명의 소중함을 보여준, 칸을 울린 감동,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브로커,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아이유) 이주영

위드무비 2023. 1. 9. 17:44

 

칸은 감동시켰지만, 대한민국에서 평점 테러를 받은 영화 브로커, 정말 재미가 없는 걸까? 2022710일 현재 박스오피스가 1,254,451명인 것을 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니다. 그러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

 

 


칸이 감동하고 박스오피스가 125만이 넘은 이유는, 버려지는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영화 브로커가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원치 않은 임신이었지만, 아이 생명의 소중함을 본능적으로 알아서 아기를 낳았던 이지은(아이유, 소영 역). 그러나 키울 수 없다고 생각해서 아이를 버렸지만, 아이에 대한 관심을 끊을 수 없어서 다시 아이를 찾아간 그녀. 그녀가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은, 버려진 아이를 돈 받고 입양시켜주는 브로커 송강호(상현 역)와 강동원(동수 역)이었다.


 


어차피 자신이 아기를 키울 수 없다고 생각한 이지은(아이유), 그들과 함께 아기를 팔 생각을 하는데, 그것이 자기 아기에게도 최선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녀는 자기 아이에 대한 애정을 키워가고, 아이를 함께 돌보면서 이지은과 강동원, 송강호는 묘한 연대감을 키워간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이지은이 아기를 버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서서히 밝혀지는데, 그것은, 그녀가 아기 아빠를 살해했기 때문이다. 성매매로 만나게 되었던 그녀와 아기 아빠. 실수로 이지은이 임신하게 되어 아기를 낳았다. 그런데 아기 아빠가 이런 건 태어나지 말았어야 한다면서아기를 뺏어가려 했기 때문에 그녀는 아기를 지키려고 했고, 이 과정에서 아기 아빠를 살해한 것이다. 아기를 살인자의 아들로 키울 수 없었던 그녀. 그래서 아기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의 사람들을 만나서 위로와 치유를 얻게 된다.

 

처음엔 모두 이기적인 목적으로 모였던 그들. 마침내 아이를 앞에 놓고 하나가 되는데, 이것이 적지 않는 사람들에게 감동이 되었다.

 

어렸을 때 버림 받아서 고아로 자란 강동원(동수 역), 아내에게 버림받아 독거남이 된 송강호(상현 역), 아이가 없어서 쓸쓸한 부부 등등. 모두 뭔가 불완전한 가족 때문에 남모르는 외로움을 겪으며 살고 있었는데, 한 여자와 그녀의 아이를 통해서 가족만이 나눌 수 있다고 믿었던 정을 나누면서 마음이 훈훈해진다.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와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영화 어느 가족 등에서 가족의 의미를 진지하게 물었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영화를 통해 진지한 성찰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이창동 감독과 스타일이 비슷하다. 그가 송강호와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 등 우리나라 최고의 배우를 출연시켜 만든 영화 브로커. 과연 그다운 작품이었고, 2022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 후보로 선정된 이 영화는 출연자인 송강호와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 등을 빛나게 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모든 사람들이 영화 브로커를 호평한 것은 아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다음과 같은 악평에 동감했다.


 

진짜 칸 12분 기립박수는 집단최면 걸린거냐,,,”

배우들이 아까운 영화..감독이 무엇을 의도했는지 1도 모르겠네요중간에 졸뻔했어요

칸 영화제 어떻게 갔죠..??”

친근한 배우들이 아니였으면 이렇게 몰입해서 볼 영화도 아니고 드라마 내용 구성도 엉성하기 짝이 없다. 나 혼자 사는게 유행인 대한민국에서 가족의 붕괴가 얼마나 다가올지도 모르겠고. 뜬금없이 버려진 아이....지켜내자 우리가? 그래서 뭘 말하고 싶은건지 정말 모르겠는데요....”

 

그들에겐 영화 브로커가 재미 없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악평들이 틀린 것은 아니다. 칸의 기립박수를 받았다고 해서 그들에게도 재미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고 본 선택의 잘못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 같다. 아무리 짜장면을 맛있게 만들어도, 짜장면을 정말 싫어하는 사람이 그 짜장면을 먹게 된다면, 그 짜장면은 맛이 없다.

 

영화가 재미있으려면, 영화에서 다루는 이야기가 보는 사람의 관심을 끄는 것이어야 한다. 영화 브로커는, 실수로 아이를 낳았지만 아이를 낳아서 혼자 키울 수 없었던 여성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이런 스토리로 스릴 넘치는, 흥미진진한 영화를 만들 수는 없다. 당연히 그 여성이 아이를 포기하는 과정을 지루하게 담아내야 하는데,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런 영화가 재미 없을 수밖에 없다.

 

저출산이 문제이다”, “태어나는 아이가 없어서 100년 후면, 우리나라 땅에 다른 나라 사람들이 와서 살 것이다등등.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해서는 걱정하면서도, 정작 이 땅에 태어나는 생명들과 그 생명들을 낳고 키우는 여자들에게는 관심도 없는 사람들. 결국 그런 사람들에게 영화 브로커가 재미없고 따분한 이야기일 수밖에 없고, 이런 영화가 칸에서 기립박수를 받았다니, 칸이 미친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100만이 넘는 관객들이 영화 브로커를 보면서, 영화 브로커가 칸에서 황금종려상 후보로 선정된 것을 축하했다면, 우리들의 수준도, 그다지 나쁘지 않아 보인다.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 이주영, 송새벽, 이동휘, 김선영, 박해준, 임승수, 백현진, 강길우, 류경수, 김예은, 박지용, 이무생, 김새벽, 오희준, 종호, 성유빈, 박강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