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어떤 영웅]영화 <히어로>

위드무비 2023. 3. 21. 17:04


















영화 <히어로>


'6번 칸'과 마찬가지로 올해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인 '히어로'를 부국제에서 관람하였다. 그러고 보니 하루에 몰아서 다 보게 되었네. 별다른 정보는 찾아보지 않고 영화를 관람했는데 정말 몰입해서 잘 봤다.


줄거리는 이러하다. 주인공 라힘은 돈을 갚지 못해 감옥에 수감 중인 남자다. 그의 여자친구가 우연히 금화가 든 가방을 줍게 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라힘은 금화를 팔아 빚을 변제해 감옥을 나갈지, 가방을 돌려줄지 고민하다 금화 만으로는 빚을 전부 갚지도 못할뿐더러 일말의 양심 때문에 결국 은행으로 가 가방을 돌려주게 된다.


그 당시 감옥에서 자살을 한 죄수로 인해 입막음을 할 무언가가 필요했던 교도소관 경찰들은 라힘의 선행을 빌미로 언론플레이를 시도하고 그는 단번에 스타가 된다. 재단에서는 그를 위한 기금까지 열어 빚을 변제해주기 위해 돈을 모으기 시작한다. 하지만 신은 그의 편이 아니었던 건지, 몇 번의 위기가 찾아오게 되고 결국 주인공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


여자친구가 가방을 주운 것이 아니라 훔친 게 아닌지 하고 뻔한 반전을 상상하면서 봤는데 다행히 그건 아니었다. 주인공이 일자리에 욕심내지 않고 상황 자체를 더 이용했더라면 좋게 이야기가 마무리됐을 거 같은데 오히려 다른 것에 욕심을 부리다 더 큰 화를 입은 꼴이었다. 당신의 누나와 아들, 그리고 여자친구는 무슨 죄인가요.


결국 일말의 죄책감 없이 거짓 눈물을 흘리며 금화를 가져간 신원미상의 여인이 승자였다. 그 금화를 챙겨 어디로 향했을까. 


주인공 라힘이 그저 어리숙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냥 멍청한 인간이었다. 세상 물정 모르는 멍청한 인간. 그 와중에도 명예 타령은 하는 꼴을 보자니 화가 나고 답답했다. 조금만 더 똑똑했더라면 이 사달이 나지 않았을 텐데, 윤리적 딜레마에 빠지게 만들던 작품이었다. 이란의 문화와 풍습도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던 작품.


죄수에서 히어로가 되고 다시 죄수가 되기까지, 그는 과연 죄수일까 히어로일까. 라힘에게 돈을 빌려준 채권자가 라힘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에게 설득을 당하는 장면에선 나까지 설득을 당할뻔했다. 변제해달라고. 그래봤자 라힘은 채무자일 뿐인데 말이지 ㅋㅋ 참 지켜보는 나까지 딜레마에 빠지게 만든다. 재미있는 경험이었다.